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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
귀고리처럼 낮게 걸렸습니다 은사시나무 껍질을 만지며 당신을 생각했죠 아그배나무껍질을 쓰다듬으면서도 당신을 그렸죠 기다림도 지치면 노여움이 될까요 저물녁 지친 마음에 꽃 다 떨구어버린 저 나무는 제 마음 다스리지 못 한 벌로 껍질 더 파래집니다
벽오동은 당신이 그 아래를 지날 때 꽃 떨군 자리에 다시 제 넓은 잎사귀를 당신의 어깨를 만지며 떨어져 내린 잎이 무얼 말하고 싶은지 당신이 지금와서 안다고 한들 그리움도 지치면 서러움이 될까요 하늘이 우물 속같이 어둡습니다
조용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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