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달, 밤
누가 나를 불렀나
풀섶은 작은 은종
은종을 떼로 흔들어대서는
아무도 없는
내가 뜰에 내린다
없는 그 누가 내 곁에 있다는 말이냐
아무도 나를 울리지 않았으나
나 어깨를 들먹인다
내 아무도 울리지 않음으로 하여서도
또 누가 울었는지
풀잎 이슬마다 달이 지는구나
까닭도 사연도 없이
다정도 깊으면 병만 같아서
때없이 앓아도 좋을 만큼
목은 메어서도 좋을 만큼은
가을, 달, 밤은
그리움은 하나 깊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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