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길/김 소월

조용한ㅁ 2009. 10. 12. 13:54




 
 

 

 


  김소월                                    
                                                      

 

어제도 하로밤

나그네 집에

가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 십 리

어디로 갈까.

 

산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 마소, 내 집도

정주(定州) 곽산(郭山)

차(車) 가고 배 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공중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열 십자(十字)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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