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상사화/구재기

조용한ㅁ 2009. 10. 13. 22:30

 

 

          

             

 

상사화 - 구재기

 

내 너를 사랑하는 것은
너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

지나는 바람과 마주하여
나뭇잎 하나 흔들리고
네 보이지 않는 모습에
내 가슴 온통 흔들리어
네 또한 흔들리리라는 착각에
오늘도 나는 너를 생각할 뿐

정말로 내가 널 사랑하는 것은
네 가슴 속의 날 지우는 것이다.

 

 

  
*Y-Club*




 

구 재기는....

충남 서천 출생. 공주교육대학교 및 숭전대 국어교육학과 졸업. ‘현대시학’(1977-8)추천으로 등단. 한국시인협회 회원. 시집 ‘모음(母音)’(1979), ‘자갈 전답(田沓)’(1983), ‘농업시편’(1985)등이 있음.

 구재기의 ‘상사화’는 시에 있어 긍정과 부정을 반복하는 기법으로 시적 이미지를 증폭시키는 효과를 보여준다. 사랑이란 그리움과 슬픔의 존재이기도 하다. 평생토록 못 가지고 못 이루고, 못 채우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상사화를 읽노라면 경봉선사의 게송이 떠오른다. ‘형상이 없어 본래 고요하다/ 능히 만상(萬象)에 주인이 되고/ 사시절은 마르지 않는다’ 사랑은 마음에 일고 발원하면 내 마음의 주인이요 언제 어디서나 영원히 가뭄타지 않고, 마르지 않는 생명수와 같지 아니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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