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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수필.기타

고흐와 해바라기

 

고흐와 해바라기

 레오나르도 다빈치하면 모나리자, 밀레하면 만종을 연상하듯

어느 화가? 하면 연상되는 사물로서 고흐(1853-1890)와 해바라기만큼 상관관계가 강하게

형성되어 있는 경우도 없다.

 

1.  고흐가 해바라기를 그리게 된 배경

 

         고흐의 아버지는 목사였고 그는 어려서부터 해바라기가 태양을 쫓아가듯이 인간도 하느님을

쫓아가야 한다는 내용의 종교공부를 했기에 그에 있어서 신앙심= 해바라기로 자리 잡고

있었다-- 해바라기의 고향인 잉카제국에 있어서도 해바라기는 태양신을 의미한다.

 

1886년 봄 파리로 온 고흐는 인상파화가들과 많은 접촉을 통해 새로운 화법에 눈을 뜨게

되고, 1887년 늦여름 몽마르뜨 가정집의 정원에 널려있던 해바라기를 잘라 테이블 위에

놓고 4점의 해바라기 그림을 그렸다. 고흐는 이 해바라기 그림을 11월 샬레레스토랑에

전시하게 되는데 이 전시회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실패로 끝났으나,

마침 고흐가 존경해 마지않던 폴 고갱(1848~1903)이 마티나크 섬에서

파리로 돌아와서 이 해바라기 그림을 보고 화법과 색상의 대칭 등에 대하여 칭찬하자,

고흐는 자기의 mentor(스승)격인 고갱 한테서 칭찬을 받자 크게 고무된다.

 

고갱도 고흐처럼 30세 넘어서 그림 그리기를 시작했고,  파리의 화가들한테서 따돌림 받았던

고흐는 고갱이 추구하고 있는 화풍에 호감을 갖게 되며, 삶에 대한 고민이 많아 고갱이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던 점 등이 고흐가 고갱을 따르게 되는 원인이 아니었나 싶다.

 

이 때 그린 해바라기 그림은 모두 해바라기를 책상 위에 올려 놓고 그렸고 어두운 색으로 그려져 있으며

 해바라기 꽃의 씨를 자세하게 그린 점이 그 후에 그려진  그림과 차이가 난다.

 

 

1887년작품 크뢸러 뮐러미술관 소장

 

1887년작  암스텔담반고흐미술관 소장

 

1887년작품 베른미술관 소장

 

1887년 작품  뉴욕 메트로폴리탄뮤지움소장

 

1888년 8월작품  2차 대전 중 일본에서 소실됨

 

1888년8월 미국 개인소장

 

                                                           1888년 8월 작품 뮌헨 노이에피나코텍 소장

 

1888년 8월 작품

런던 내셔날갤러리 소장 (가장 유명함)

 

1889년 1월 작품 일본 솜포미술관 소장

1987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2,475만 파운드에 팔린 그림

 

                                                   1889년 1월 작품  암스텔담 고흐뮤지움 소장

 

1889년 1월작품 필라델피아미술관 소장

 

 

2. 고갱과 해바라기

 

          해바라기는 16세기초 페루로부터 이주된 식물이다. 폴 고갱의 할머니(Flora Tristan)

페루와 프랑스 혼혈인이었다. 1851년 고갱이 세살 때 가족은 페루로 이주하게 되지만

아버지는 항해 중 사망하고, 고갱은 어머니와 누이와 같이 4년간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살게 되고,  이 어린시절 페루에 대한 그의 인상이  고갱의 그림에 영향을 주었다.

 

3. 고흐와 고갱

 

파리에서 많은 화가들과의 접촉에서 답답함을 느끼고 새로운 것을 모색하던 고흐에게

아방가르드한 고갱은 구세주 같은 존재였을 수도 있었다.

 

1888년 봄, 아를에 온 고흐는 방4개짜리 집(Yellow house)를 얻고 매일 그림에 몰두하면서

이 집을 새로운 미술운동의 근거로 생각했고 그 운동의 리더로 고갱을 모시고자 했다.

집 수리를 끝내고 5월 말 고흐는 고갱에게 편지를 써서 그의 미술에 대한 생각, 화가로서의

삶 등을 밝히고 고갱에게 이 운동에 동참해달라고 파트너가 되기를 요구한다.

마치 공부하고 싶은 어린 학생이 선생님을 기다리듯.

그러면서 고흐는 아를의 늦여름에 해바라기를 화병에 꽂고 4점의 해바라기 그림을 그리는데

이 그림들을 고갱이 내려오면  그가 머물 방에 걸어 놓고 고갱의 환심을 얻고자 했었다.

고흐는 아를에 와서 세낸 집에 의자 12개를 준비하며,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

중에는 해바라기 꽃의 숫자가 12송이인 것이 있는데 이는 그의

신앙심과도 연관을 짓는 사람도 있다.

 

10월 드디어 고갱이 아를에 왔지만 그 해 가을 아를에는 비가 많이 와서 두 사람은 집안에서

많은 토론을 했는데 두 사람 다 개성이 강했고 그림에 대한 관점이 달랐다.

 

우선 고흐는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리고자 했는데, 고갱은 보이는 것과 그것에 대한 상상까지도

그려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고흐에게 있어서 자연은 절대로 있는 그대로 그려야

되는 것이지만 고갱에게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보다 자기 의사가

반영된 자연을  표현하고자 했던 차이가 아닐까?

고갱은 고흐에게 자연의 노예(slave of nature)라고까지 혹평을 한다.

  고흐는 노랑을 좋아하나 고갱은 빨강을 좋아했던 것까지 괴팍한 두 사람의 동거는

오래 갈 수 없었고,  결국 1888년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두고 두 사람은 심하게 다투게 되고

고흐는 자기 귀를 자르는 엄청난 사건을 저지르자 고갱은 아를을 떠나 파리로 돌아간다.

 

4.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

 

인상파화가들의 그림이 사실주의 화가나 그 이전의 화가들 작품보다 밝아진 것은

19세기에 서구사회에서  많은 것이 발견, 발명되고 그 중에서도 새로운 화학제품 개발과

튜브 물감의 등장으로 화가들은 스튜디오를 벗어나 야외에서 쉽게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특히 시베리아에서 발견된 염료-- 크롬 옐로 덕분에 밝은 노랑색을 구사하게 되었다.

 

고흐가 1888년 아를에서 늦여름에 그린 4개의 그림 중 먼저 그린 3점은 뒷배경의 색상이

대조되는 색이다.

색의 3 원색에서, 노랑과 파랑의 혼합인 초록에는 빨강을, 파랑에는 노랑을,

오렌지에는 파랑을 대비시키기를 좋아했다.

그러나 나중의 한 점( 8번째그림. 런던 national gallery소장)은 뒷배경이 노랑색이다.

이 그림부터 고흐는 같은 게열의 색을 사용한다.

 

바로 이 여덟번 째 그림이 그의 11개 해바라기 그림 중 가장 걸작이다.

이 그림은 1923년 처음으로 런던의 내셔날갤러리에 전시되는데, 이 그림에 매료된 미술관 측에서

고흐의 제수씨(테오의 부인)에게 이 그림을 팔라고 제안하지만 단번에 거절 당한다.

그러나 미술관 측에서는 고흐의 작품들을 특별히 별도 취급하고, 이 그림을 미술관의

대표그림으로 삼겠다는 등 정중히 제안한 결과, 승락을 얻어 1924년 이 미술관에서

보존해오고 있다. 이 미술관에서는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을 여러 품목에 활용해

이 그림을 광고하면서 돈을 벌고 있다고 한다.

 

8번째 그림을 중심으로 그의 해바라기를 자세히 분석해 봅니다.

 

이 그림을 보면 그  색상의 선명함과 부피감이 다른 어떤 그림보다도 사람들의 눈을 끌게 한다. 

특히 그림의 뒤쪽 벽면을 칠한 노랑색은 우주 어디에서 가져온 듯한 신비함을 느끼게 한다. 

그림에서 해바라기는 다양한 모양으로 그려진다. 이제 피어나는 꽃송이가 있는가 하면

꽃잎이 시든 , 꽃잎이 떨어져 버린 것을 그렸는바 이는 생명의 순환을 나타낸것이라고 .

 

그림을 보면 그림자가 없는 평평한 입체감이나 원근법이 무시된 그림이다.

그리고 고흐는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배경색을 노랑으로 부피감 있게 그린다.

따라서 노랑색이지만 부피감 때문에 다른 맛의 노랑을 보여.

 

그리고 화병의 중앙에 자기 이름을 대비되는 색으로 과감하게 써넣는데, 이는 다른 

 화가에게서 없는 아주 특이한 것이다.

아마도 해바라기에 대한 그의 정렬과 자신감의 표현이 아닐지 싶다..

 

파리로 돌아간 고갱은 고흐에게 편지를 보내 이 8번 째 그림을 팔라고 하지만 고흐는

이를 거절하고 겨울 동안 정신병원에서 겨울 동안 3편의 해바라기를 그린다

 이중 하나인 9번째 그림이 1987 소더비 경매장에서 2475만 영국 파운드

일본인에게 팔린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9번째 그림에는고흐의 서명이 없다.

고흐가 서명하지 않은 것은 이 그림이 마음에 안 들어서가 아닐까? 

따라서 나중에 그린 3편의 본보기였던  8번째 그림의 가치가 얼마가 될지는 

우리 같은 사람이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고흐의 신앙심과 그가 미치게 좋아했던 노랑색,  그림이 갖는 평면성(그림자가 없다),

비원근법 등, 고흐의 모든 면이 집약된 것이 이 8번째 해바라기 그림이다.

 

고흐가 그린 해바라기 그림 11 점은  한번도 이 그림들이 모여져  전시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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