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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환기 회고전

조용한ㅁ 2012. 2. 2. 15:28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환기 회고전>

윤승화 2012-01-23 22:08:16 주소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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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환기 회고전>, 갤러리 현대

 

설 연휴 전날 회사의 단축근무 덕분에 평일 오후 한가한 시간에 김환기 화백의 20대 중반에 그렸던 초기 구상작품부터
61세로 생을 마감했던 말년의 대형추상 점화까지 전 시기에 걸친 작품들이 전시되는 대규모 회고전을 보고 왔다.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의 회고전인 만큼, 초창기 작품부터 말년의 작품까지 대략 60 여점으로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 4 점도 그안에 포함되었다.

 

갤러리 현대 본관과 신관에서 각각 주제별로 작품을 전시하여 김환기 화백의 전생애에 걸친 작품활동을 한번에 볼 수 있었던 점이 뜻 깊었고,

더불어 미술품 경매에서 단연 낙찰가가 높은 작가의 작품을 직접 눈 앞에서 볼 수 있기에 보는 내내 즐거웠고,

또 한편으론 말념의 대형 추상 점화를 보면서 가슴 아프기도 했다.

 

한국 모더니즘 미술의 제 1세대로 한국 추상회화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던 수화 김환기 화백...

 

김환기의 작품세계는 크게 일본유학(1933-37), 초기 서울(1937-56), 파리(1956-59), 다시 서울 (1959-63), 뉴욕 (1963-74)시기로 나뉜다.
1913년 전라도 신안군 안좌면에서 태어난 그는 1931년 일본에 가 중학을 다녔고, 1933년부터 1936년까지 일본대학 예술학원 미술학부에
들어가 졸업했다. 당시 동경의 실험적인 미술분위기에 영향을 받으면서 김환기는 추상미술을 시도하기 시작했고
1936년에 동경의 아마기 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다.

 

<초기 서울시대, 1937-1956>
일본에서 탐구했던 전위와 모던의 형식을 바탕으로, 한국의 전통미를 살리는 것이 가장 국제적인 것이라는 그의 신념을 작품에
담아내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1950년 한국 전쟁이 일어나자 김환기는 부산으로 피난을 가서 '해군종군단 화가'에 소속되어 활동한다.
피난지에서 서울로 돌아온 후로는 바다, 여인, 항아리 등으로 피난지의 모습들을 묘사하며 밀도 높고 풍부한 표현으로 민족정서를 조형화한다. 전쟁의 경험을 계기로 그는 단순한 조형 추구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예술 세계를 관조적,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확장된 의식을 갖게 되었다.

 

 피난 열차, 1951, Oil on canvas 37x53cm
 - 전쟁으로 인해 암울하고 슬플 것 같지만, 김환기의 피난 열차는 오히려 반전의 느낌을 준다. 콩나물 시루처럼 빽빽하게 피난민으로 가득찬 열차에서,

출퇴근 지하철에 빽빽이 들어찬 우리들 모습이 오버랩 되는 것이 비단 나 뿐만은 아닐거다.

 

꽃장수, 1952, oil on canvas 45.5x53cm
 - 자세히 보면, 꽃들을 지지하고 있는 것은 바로 군용 천막이다. 아마도 전쟁중이라 생산되는 물품이 거의 없어서 군용 물품으로 대체했던 것 같다.

   실제로 보면 황토색의 배경과 꽃들의 색이 대비되어 더 예쁘다.

 

항아리와 여인들, 1951, oil on canvas, 54x120cm
 - 바다 한편으로는 군용 천막이 널려 있고, 여인들이 항아리를 안고 머리에 이고, 또 식사 반찬 혹은 팔기 위해 물질해서 잡은 커다란 생선들이
가득한 단지를 머리에 이고 걸어오고 있다. 이 그림을 보자마자 피카소의 '해변의 여인들' 작품이 반사적으로 떠올랐다.
아마도 배경이 바다이고, 여인들의 모습을 단순하고 간결하게 표현한 점이 닮았고, 한국 모더니즘 미술의 1세대로서 피카소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앙리 마티스의 춤과 음악에 나오는 인물들과도 닮은 점이 많은 것 같았다.
 여인들의 모습을 단순하고 간결하게 표현하면서도 미술사에서 유명한 화가의 작품들이 떠오르고, 도자기를 이용하여 우리의 정서를 나타내고 있는 이 그림이 참 마음에 들었다.


 

 항아리와 매화,1954

 - 배경을 도자기를 이용하여 칸을 나누고, 매화 가지를 이용하여 분할시킨 것을 보며 

네덜란드 화가 피에트 몬드리안의 <빨강, 검정, 파랑, 노랑, 회색의 구성, 1920>이 떠오르기도 했다.

 

<파리시대, 1956-1959>
한국적인 소재를 꾸준히 차용하면서 활발한 작업을 지속해 나가며 주로 항아리, 십장생, 매화 등을 소재로 하여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서 작품을
제작하였고 이는 후에 고국 산천의 모습으로 발전하게 된다. 김환기는 한국적인 주제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고자 동양적 방법론인 절제와 여백을 통한 직관적 표현방법을 사용하여 독창적 화면을 구성해갔고 실제 사물과 풍경을 보다 단순화, 상징화 하였다.

 

  영원한 것들, 1956-1957
  - 캔버스를 9칸으로 나뉘어서 각 칸마다 십장생을 소재로 그린 작품.
     
특히 1957년에 제작된 <영원의 노래>는 색감이나 내용이 굉장히 한국적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또한 <성북동집>이란 작품은 보고 있으면 웃음이 절로나고 거실 한편에 걸어놓고 싶을 정도로 행복한 그림 같았다. 아마도 작가가 파리에서
고국을 생각하며 그렸던 것이 아닐까 한다.

 

<다시 서울시대, 1959-1963>
이 시기 그의 작품은 한국의 자연을 노래한다. 주로 산, 달, 구름으로 표현된 한국의 자연은 김환기의 손을 거치면서 푸른 빛을 근간으로한
간결한 추상화로 재탄생하게 된다. 훨씬 짙어진 청색과 생략된 형태, 초현실적인 화면 구성등은 이후 본격적인 추상으로 넘어가기 전의 과도기적
모습을 보여준다.

 

 달과 매화와 새, 1959, oil on canvas, 100x65cm
- 매화를 간략히 선으로 구상하여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느낌과 더불어 여백의 미가 아름다움


 

  월광, 1959, oil on canvas, 92x60cm

 

이제 신관으로 가서 뉴욕 시대 작품을 보기로 하자.

 

<뉴욕시대, 1963-1974>
1963년 제7회 상파울루 비엔나레 한국대표로 참가해 회화 부분 명예상을 수상한 김환기는 뉴욕에 도착하여 1974년 세상을
떠나기까지 머물게 된다. 1963년 뉴욕에 도착한 이후 김환기의 양식은 변화를 보이기 시작하였으며, 1970년대에는 네모꼴로 테두리 지어진 점들을

반복적으로 찍어간 특유의 '점화'에 이르게 된다. 점화의 점들은 군을 이루며 면이 되고, 면들은 서로 나뉘고 모이고 회전하는 등의 다양한 형태를 보여준다. 1974년 61세로 세상을 뜨기까지 그는 무수히 많은 점을 통해 밤하늘의 별빛, 그리운 친구들의 얼굴, 자연과 우주 등 삼라만상과 인생의 철학을 담아내었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16-IV-70, 1970 코튼에 유채 236×172cm

 

대부분 236*173cm 크기의 드넓은 캔버스에 네모꼴로 테두리 지어진 점들을 반복적으로 찍어가며 가득 메우며 무수히 많은 생각들을 했겠지..
가히 '점들의 향연'이라는 부제를 붙이고 싶을만큼 그만의 독특한 '점화'
청색을 다채롭게 표현한 작품을 연달아 보면서 참 아름답구나!라고 느끼게 해줬다.

 

작품을 시대순으로 감상할때, 화면 구성에 초점을 두고 어떤식으로 변하는지 궁금했는데, 내가 느낀점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서울 및 파리 시대에서 매화 가지, 나무와 같은 소재를 이용하여 구성의 경계를 나눴다면, 뉴욕시대 즉, 1973년에 제작한 <10만개의 점>에서는
무수한 점을 중심으로 회전하면서 경계를 나눴던 것이 내게는 큰 차이로 다가왔다.
2. 일부 말년의 작품들은 기존에 자주 소재로 이용한 달과 매화 등을 그만의 독특한 '점화'라는 기법을 통해서 초기부터 말기 전까지 작품들의
표현 방식을 변화시켜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시킨 것 같다.

 

회고전을 다 보고나서, 솔직히 배가 많이 고팠다...
그림 하나 하나를 뚫어지게 보고, 시대별로 비교해보고, 마음에 드는 그림 앞에서는 나도 모르게 나오는 웃음을 애써 참으며 미소도 지어보고,
구성에 초점을 두고 봐서 간단하게 차이점들도 비교해보고, 솔직히 순수하게 작품을 감상하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작은 브로셔에 궁금한거 적고, 그림도 그리며 열심히 공부했다.
김환기 화백이 우리 현대미술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경매에서 최고가에 낙찰되는 작품들,
더군다나 이번 회고전시는 김환기 화백 가족이나 화랑주가 소유한 작품들이 아닌 개개인이 소장한 작품들을 일일히 컨택한 60 여점을 모아서
여는 출생 99주년 회고전시로 다시보기 힘든 작품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기에 각각의 작품이 갖는 의미가 클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집중해서 전시를 본 것 같다.

다음번에는 부암동에 있는 환기미술관에 가서 더 많은 작품들과 스케치를 보고 싶다...


현대미술뿐만 아니라 한국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꼭 챙겨서 가보길 권한다.
갤러리 현대(사간동), ~2012.02.26 까지

입장료 5,000원

 

 

<그림 출처 url을 밝힙니다.>

피난열차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africa00035&logNo=10079125611&parentCategoryNo=45&viewDate=¤tPage=1&listtype=0

 

꽃장수

http://blog.naver.com/roffjflalfla/20113920200

 

항아리와 여인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type=2&aid=2009011629281&nid=910&sid=0116

 

항아리와 매화, 1954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922/7135922.html?ctg=1700&cloc=joongang%7Chome%7Cjoongang_section

 

영원한 것들

http://www.fnart.co.kr/view?ra=fnart_view0101m_v2&self_no=9&number=255&next_number=254&prev_number=267

 

달과 매화와 새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africa00035&logNo=10079125611&parentCategoryNo=45&viewDate=¤tPage=1&listtype=0

 

월광

http://www.korea.ac.kr/do/MessageBoard/ArticleRead.do?id=4be4f6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http://blog.ohmynews.com/seulsong/131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