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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터키

조용한ㅁ 2013. 6. 10. 02:40

 

오래전에 돌아가신 시어머님은 누군가 나이를 물으면 이렇게 말씀하시곤 하셨다.

"덤으로  사는지 10년 세월이 더 지났지요"

그 말씀은 인간의 나이 60세 이후의 삶은 "덤"으로 친다는 뜻이었다.

또 이렇게 말씀하시기도 했다.

"오래 살다보니 이렇게 좋은 날도 보게 되는구나"

 

오늘 내가 꼭 시어머님 그 말씀대로 "오래 살다보니 이렇게 호강스런 날도 예비되어 있어서 사뭇 동경하기만 했었던

터키여행, 그것도 열밤이나 걸리는 여행을 하게 되었으니 여행을 계획하던 날로 부터 시작된 행복이

터키의 하늘 아래 서면서 황홀히 번져가기 시작했다.

 

필요이상으로 말이 많은 나이지만, 맨 먼저 터키의 푸른빛 말고는 다른 말은 군더더기에 지나지 않을것 같다.

누가 그랬던가, 사진쟁이 초년병은 자기가 찍은 모든 사진에 감탄한다고....

내가 꼭 그렇다. 해서 천장 가까운 사진들을 끌어안고, 행복에 겨워 어쩔줄을 모르고 있으니....

그나마 여행 바로전에 구입한 소형카메라를 익히기도 전에 떠났으므로 어떤 사진은 나 보기에도 어줍잖아 보이기는 하지만,

어쩌겠는가, 글로, 말로, 수다스럽기짝이 없는 성질, 이제와서 내버려질것도 아니고... 하니,

친구들이여, 어리버리 헤섪픈 나 조용한의 주절거림을 참고 견뎌주시기를....

 

 

 

 

 

 

 

 

 

 

 

 

 

 

 

 

 

 

 

 

 

 

 

 

 

 

 

 

그녀의 이름은 산마루라고 했다.

커다란 키에 서글서글한 성품으로 주위 사람들을 감싸안는 정 많은 친구였다.

배 위에서 푸른빛과 푸른 바람에 취해 있던중, 돌연 그녀가 일어나 빙글빙글 춤을 추기시작했다.

그녀의 춤 사위는 거기있던 모든이들에게 같은 감흥을 불러주었고, 급기야, 다소곳하고 정적이던 내 룸메이트까지

그녀를 따라 춤을 추고 있었다.

그녀가 햇빛 가리개용 모자를 벗어버리고 검고 긴 머리를 풀어헤칠때, 나는

왜 맨발의 이사도라를 떠 올렸는지....

사진을 고르면서 내내 "폴 모리아"가 연주했던 그 음악이 떠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