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序
사랑은 떠나고
빈집에서 나와 노래한다.
사랑 말고
우리가 노을 아래 엎디어 울 일이
또 무엇이 있을꼬
어느날의 일이었던 사랑이여!
또 어떤 날의 이별이었던 노을이여!
삶이 어찌 그것들을 다 이기겠는가
바람
바람도 없는데
창문 앞
나뭇잎이 흔들리네요.
나를 안아주세요.
속눈썹
산그늘 내려오고
창밖에 새가 울면
나는 파르르
속눈썹이 떨리고
두 눈에
그대가 가득 고여온답니다.
눈물
너 없이도 가을은 오고
너 없이도 가을은 가는구나
돌아누우면 멀리
뜨는 달
사랑은
그렁그렁한
한 방울 환한
하늘의
눈물이구나.
달
어젯밤
나는
네 얼굴을 보려고
달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나비
- 김용택
초록의 새잎 위로
이슬비가 건너가듯
나는 그대를 향해
한 잎 두 잎 건너갑니다.
오!
바람이 불면
초록의 새잎 위를 건너가듯
나는 그대를 향해
한 잎 두 잎 건너가는
맨발의 이슬비였답니다.
한 잎, 또 한 잎,
다시 또 새롭게 한 잎,
그 나뭇잎 위로 건너와 앉아
날개를 접었다 폈다 하는 하얀 나비랍니다.
'아름다운글 > 김 용 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가 질때/ 김용택 (0) | 2014.07.01 |
---|---|
죄/김용택 (0) | 2014.05.02 |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0) | 2013.05.26 |
그 강에 가고 싶다 ...김용택 (0) | 2013.04.29 |
그대 모르게 - 김용택 (0) | 2013.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