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비망록 / 문정희

조용한ㅁ 2014. 7. 22. 21:18

 

 

 

 

 

비망록 / 문정희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 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

 

 

 

 

 

 

  


A Scene Of La Seine(세느강의 情景)-
Yuhki Kuramato + London Philhamony Ochestra

 

 

'아름다운글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8월의 시/오세영  (0) 2014.08.08
석남꽃  (0) 2014.08.05
小曲/황동규  (0) 2014.07.20
소곡(小曲)1 / 황동규   (0) 2014.07.20
오래된 가을 /천양희   (0) 2014.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