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천양희의 묵상(默想) 8

조용한ㅁ 2014. 10. 31. 12:14

천양희묵상(默想) 8

 

 


말하지 말아야 할 것 수없이 말하고
가지 말아야 할 곳 수없이 걸어가고
버려선 안 될 것
수없이 버렸습니다
사랑 하나에도 목숨 걸지 못하고
진실 하나에도 깃발 들지 못하고
아무것도 내 놓지 않는 세상 원망했습니다
혀끝으로 수없이 맹세하며
혀끝으로 수없이 배반하여
혀끝으로 수없이
거짓을 보탰습니다
들리는 귀 보이는 눈 모두 닫고
바바람 피하며 교묘하게
이렇게 한세상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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