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12월 오세영

조용한ㅁ 2014. 12. 10. 23:20

 

 

12월 

                                     오세영

 

 


불꽃처럼 남김없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스스로 선택한 어둠을 위해서
마지막 그 빛이 꺼질 때.

유성처럼 소리 없이 이 지상에 깊이 잠든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허무를 위해서 꿈이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때,

 

젊은 날을 쓸쓸히 돌이키는 눈이여,
안쓰러 마라.
생애의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사랑은 성숙하는 것.

화안히 밝아 오는 어둠 속으로
시간의 마지막 심지가 연소할 때,
눈 떠라,
절망의 그 빛나는 눈.

 

 

 

 

 

'아름다운글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문객 - 마종기  (0) 2014.12.15
개는 없다...복효근  (0) 2014.12.12
차 한 잔, 그리고...... / 오광수   (0) 2014.12.10
마음의 서랍  (0) 2014.12.01
묵상 2  (0) 2014.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