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방문객 - 마종기

조용한ㅁ 2014. 12. 15. 12:01

 

 

 

방문객 - 마종기

 

무거운 문을 여니까
겨울이 와 있었다.


사방에서 반가운 눈이 내리고
눈송이 사이 바람들은
빈 나무를 목숨처럼 감싸안았다
우리들의 인연도 그렇게 왔다.

눈 덮인 흰 나무들이 서로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다
복잡하고 질긴 길은 지워지고
모든 바다는 해안으로 돌아가고
가볍게 떠올랐던 하늘이
천천히 내려와 땅이 되었다.

방문객은 그러나 언제나 떠난다
그대가 전하는 평화를
빈 두 손으로 내가 받는다

 

 

'아름다운글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이외수  (0) 2014.12.15
한 세상 사는 것 - 이외수   (0) 2014.12.15
개는 없다...복효근  (0) 2014.12.12
12월 오세영   (0) 2014.12.10
차 한 잔, 그리고...... / 오광수   (0) 2014.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