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원죄로 개는 개로 존재하지 못하고 비유로서 존재하는가 너는 개야 개새끼야 이건 개를 두고
한 말이 아니다 개의 새끼인 개새끼마저 개새끼라 불리지 못하고 강아지라 불리는 것을 보면 그 반증
이 아니겠나 단고기나 보신탕 사철탕을 보아도 그렇다 명명법이 영 개판이다 개고기나 개탕이면 어떤
가 개 씹에 보리알이란 말은 데릴사위를 이르는 말인데 개에게도 사람에게도 치욕이긴 마찬가지다 개
ㅈ은 또 무슨 죄냐 주구(走拘)라 해도 형편은 같다 편자를 들먹이는데 하필이면 개 발이냐 감기를 일
러도 개ㅈ부리라 하고 약에 쓰려면 없다는 개똥도 비유다 가령 여기 개 한 마리가 지나간다 하자 이
것이 말로 표현되는 순간 사람들은 전현직 대통령 가운데 하나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개는 가엾은 짐승
이다 얼굴이 없다 실체가 없는 보조관념으로 존재한다 이렇게 말하면 뉘 집 개가 짖느냐 할지도 모른
다 거봐라 개의 실체는, 개 같은, 개는 없다
'아름다운글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세상 사는 것 - 이외수 (0) | 2014.12.15 |
---|---|
방문객 - 마종기 (0) | 2014.12.15 |
12월 오세영 (0) | 2014.12.10 |
차 한 잔, 그리고...... / 오광수 (0) | 2014.12.10 |
마음의 서랍 (0) | 2014.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