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신, 집귀신 노릇 하느라 봄이 가는지 오는지.....
맨날 베란다 밖으로 펼쳐진 산의 표정이나 살피며 살고 있는데, 대전 사는 애나가 왔다.
하도 꼼짝 못하니 내 남편 병세가 엄청 심각한 줄 알았던지, 멀쩡 해 뵈는 걸 보고 반색 반색...
하여, 한나절 남편 곁을 떠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었다.
개심사 왕벚꽃이 시들고 있었지만, 어떠랴, 집을 떠나 훌훌 싸돌아다니는게 소원인바에야....
날리는 꽃잎을 찍고 싶다했더니 꽃가지를 붙들고 냅다 흔들었디.
"애나야, 거기 서 있어" 소리지르고 급히 찍었지만, 그날 흐린날씨에 소니 밀러리스에 미숙한 내 솜씨.
자르고 보정하고.... 그래서 건진 한 컷.
애나는 여행카페에서 만난 친구.
나이는 나보다 훨씬 어린데, 생각이 깊고 섬세한 감성을 지녔다.
게다가 늘 푼수스런 나를 챙기느라 고생도 많으련만, 다정한 배려를 끊지않고 있으니, 하느님이 보내준 수호천사? ^^
애나의 카토릭 세례명은 안나.
실은 엄청 날씬한 친군데, 맨 얼굴, 돈도 안내고 사용하기 미안해서 일부러 포샾처리.
그러다보니 얼굴이 딱 나처럼 둥실둥실. 이참에 내동생 해라, 애나야.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