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만은 없다고
중년의 흙바닥에 엎드려
물고기같이 울었다."
- 마종기 詩 '낚시질' 中에서
'물고기같이 울었다'...
'물고기같이 울었다'...
기분이 걷잡을 수 없이
바닥도 보이지 않는 깊고 깊은 곳으로 추락하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던 날,
나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고 보잘 것 없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영혼이란 생각이
밀물처럼 엄습해 오던 날,
회한과 슬픔 속에서 이 詩를 대했을 때
물고기같이 나도 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고기같이 울다...'
'물고기같이 울다...'
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마주친 절벽과 슬픔...
삶의 슬픈 단편들을 오롯이 그림으로 그려낸
김원숙 씨의 그림에서도
물고기같이 우는 슬픔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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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누가 우리 곁에 있으며...
누가 우리를 위로할 수 있을까...
우리가 감당해야 할 생의 쓸쓸함이나 결핍감으로 생긴
가슴 한켠에 아린 통증을 누가 느낄 수 있을까...
그러다 마주친 'Shadow Comfort'란 제목을 가진
김원숙 씨의 또 다른 그림 속에서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운 힘을 가진
바람결 같은 그림자 영혼이
슬픔에 잠긴 나를 조용히 붙잡고 있음을 느낍니다.
가슴으로 쏟아지는 찬바람을
두 손으로 다 막을 수야 없지만
이리 저리 흔들리는 생의 흔들림 속에서
쓰러지지 않도록 내 걸음을 잡아주는
비밀스러운 손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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