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 천상병 (1930~1993) 편지 / 천상병 (1930~1993) 점심을 얻어먹고 배부른 내가 배고팠던 나에게 편지를 쓴다. 옛날에도 더러 있었던 일, 그다지 섭섭하진 않겠지? 때론 호사로운 적도 없지 않았다. 그걸 잊지 말아주기 바란다. 내일을 믿다가 이십 년! 배부른 내가 그걸 잊을까 걱정이 되어서 나는 자네한테 편지를.. 아름다운글/시 2017.03.09
[스크랩] 인생....이기철 인생...이기철 인생이란 사람이 살았다는 말 눈 맞는 돌멩이처럼 오래 견뎠다는 말 견디며 숟가락으로 시간을 되질했다는 말 되질한 시간이 가랑잎으로 쌓였다는 말 글 읽고 시험 치고 직업을 가졌다는 말 연애도 했다는 말 여자를 안고 집을 이루고 자식을 얻었다는 말 그러나 마지.. 아름다운글/시 2017.02.18
그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연꽃 피던날 마음은 헤매고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내 바구니는 비어 있는데 그 꽃을 찾아보지도 않았습니다 때때로 슬픔이 나를 찾아왔고 나는 꿈에서 깨어나 남녘 바람에서 불어오는 한 줄기 감미로운 향기를 맡았습니다 그 아련한 감미로움은 내 가슴을 그리움에 고통.. 아름다운글/시 2017.01.31
나는 ... - 제인 케니언 나는 ... - 제인 케니언 나는 책갈피 속에 눌려있는 200년 뒤에 다시 발견된 꽃잎입니다 나는, 만들고, 사랑하고, 지키는 자입니다. 굶주린 그 소녀가 식탁에 앉을 때 그녀는 내 곁에 앉아 있을 겁니다. 나는 감옥에 갇힌 수인(囚人)의 식판에 담긴 음식입니다. 나는 우물의 근원에서 콸콸 흘.. 아름다운글/시 2017.01.25
양철지붕에 대하여 양철 지붕에 대하여/안도현 양철 지붕이 그렁거린다, 라고 쓰면 그럼 바람이 불어서겠지, 라고 그저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삶이란, 버선처럼 뒤집어 볼수록 실밥이 많은 것 나는 수없이 양철 지붕을 두드리는 빗방울이었으나 실은, 두드렸으나 스며들지 못하고 사라진 빗소리였으.. 아름다운글/시 2017.01.23
그렇게 못할 수도 그렇게 못할 수도 건강한 다리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시리얼과 달콤한 우유와 흠 없이 잘 익은 복숭아를 먹었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개를 데리고 언덕 위 자작나무 숲으로 갔다 아침 내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오후에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누웠다 그렇.. 아름다운글/시 2017.01.23
인생...이기철 인생...이기철 인생이란 사람이 살았다는 말 눈 맞는 돌멩이처럼 오래 견뎠다는 말 견디며 숟가락으로 시간을 되질했다는 말 되질한 시간이 가랑잎으로 쌓였다는 말 글 읽고 시험 치고 직업을 가졌다는 말 연애도 했다는 말 여자를 안고 집을 이루고 자식을 얻었다는 말 그러나 마지막엔 .. 아름다운글/시 2017.01.12
1월 ...오세영 1월 ...오세영 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일 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신의 캔버스 산도 희고 강물도 희고 꿈꾸는 짐승 같은 내 영혼의 이마도 희고 1월이 음악이라면 속삭이는 저음일 게다 아직 트이지 않은 신의 발성법 가지 끝에서 풀잎 끝에서 바람은 설레고 1월이 말씀이라면 어머.. 아름다운글/시 2017.01.10
코스모스 --김사인 코스모스 --김사인 누구도 핍박해본 적 없는 자의 빈 호주머니여 언제나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 그간의 일들을 울며 아버지에게 여쭐것인가 산성동 성당, 살바메님 제공 *출처-가만히 좋아하는-창비시선 262에서 ДОРОГИ 길이여 -오사닌 Эх, дороги... 오호, 길이여 Пыль .. 아름다운글/시 2017.01.10
종이에 손을 베고 - 이해인 종이에 손을 베고 - 이해인 눈부시게 아름다운 흰종이에 손을 베었다. 종이가 나의 손을 살짝 스쳐간것 뿐인데도 피가 나다니 쓰라리다니 나는 이제 가벼운 종이도 조심조심... 무겁게 다루어야지 다짐해본다. 세상에 그 무엇도 실상 가벼운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내가 생.. 아름다운글/시 2016.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