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진 시 모음 22편 유안진 시 모음 22편 ☆★☆★☆★☆★☆★☆☆★☆★☆★☆★☆★ 말하지 않은 말 유안진 말하고 나면 그만 속이 텅 비어 버릴까봐 나 혼자만의 특수성이 보편성이 될까봐서 숭고하고 영원할 것이 순간적인 단맛으로 전락 해버릴까 봐서 거리마다 술집마다 아우성치는 삼사류로 오염될.. 아름다운글/시 2017.06.20
비망록 - 문정희 비망록 - 문정희 남을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 아름다운글/시 2017.06.10
어느 날 나를 만나다 - 채수원 어느 날 나를 만나다 - 채수원​ 그때 두 눈에는 별이 살고 있었다 검은 머리칼은 무성한 숲처럼 찰랑거렸고 내 입은 자유와 정의를 위해 열려 있었다 노을 지는 들판에서 내가 부르는 휘파람 소리는 삶의 여유를 두 개의 렌즈는 앞을 내다보는 빛이고 싶었는데 거짓에 길들여진 입술은.. 아름다운글/시 2017.05.31
장미를 사랑한 이유 - 나호열 장미를 사랑한 이유 - 나호열 꽃이었다고 여겨왔던 것이 잘못이었다 가시에 찔리지 않으려고 애썼던 것이 고통이었다 슬픔이 깊으면 눈물이 된다 가시가 된다 눈물을 태워본 적이 있는가 한철 불꽃으로 타오르는 장미 불꽃 심연 겹겹이 쌓인 꽃잎을 떼어내듯이 세월을 버리는 것이 사랑.. 아름다운글/시 2017.05.31
절망 - 김수영 (1921-1968) 절망 - 김수영 (1921-1968)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 아름다운글/시 2017.05.31
바람의 독백 - 황세연 바람의 독백 - 황세연 산 처럼 그 자리에 머물지 못했다 강 처럼 그 길을 흐르지 못했다 떠돌고 떠돌았어도 그 누구의 눈 속에도 들지 못했다 그 누구의 가슴에도 안기지 못했다. ** 아름다운글/시 2017.05.31
겨울 편지 - 안도현 겨울 편지 - 안도현 흰 눈 뒤집어쓴 매화나무 마른 가지가 부르르 몸을 흔듭니다 눈물겹습니다 머지않아 꽃을 피우겠다는 뜻이겠지요 사랑은 이렇게 더디게 오는 것이겠지요 아름다운글/시 2017.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