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

젊은날 / 문정희

조용한ㅁ 2008. 4. 30. 10:37

  
        젊은날 / 문정희 새벽별 처럼 아름다웠던 젊은날에도 내 어깨위엔 언제나 조그만 황혼이 걸려 있었다 향기로운 독버섯 냄새를 풍기며 손으로 나를 흔드는 바람이 있었다 머리칼 사이로무수히 빠져 나가는 은비늘 같은 시간들 모든 시간이 덧 없음을 그때 벌써 알고 있었다 아! 젊음은 그 지느러미속을 헤엄치는 짧은 감탄사 였다 온몸에 감탄사가 붙어 그 나이에도 불구하고 나는 마른 잎사귀 였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않는 광풍의 거리 꿈과 멸망이 함께 출렁이는 젊음은 한장의 플레카드 였다 그리하여 나는 어서 너와 함께 낡은 어둠이 되고 싶었다 촛불밖에 스러지는 하얀 적막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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