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 김용택- 작은 바람 결에도 멀리 흔들리는 아주 작은 풀잎같이 작은 산 그늘에 붙잡혀도 가지 못하는 풀꽃같이 사는 사람이 있다네 아침에 새들이 잠 깨우면 이슬을 털며 산 길을 가고 이슬이 옷깃을 적시면 무거워서 산 길에 앉아 쉬는 사람 강 가에서 강이랑 나무들이랑 아이들이랑 오래오래 산다네 이름 없는 산 골짜기 늦가을 해 저문 산 길같이 외로운 그 사람 봄이 오면 봄 산으로 여름 오면 여름 산으로 가을 오면 가을 산으로 겨울 오면 겨울 산으로 세상을 오고 가는 사람 이 세상 꽃이 다 져 버려도 늘 꽃 피는 들길 산 길 강 길을 가진 사람 아, 저물어 오는 산같은 그리움을 품은 사람 그 사람 바람부는 들판에 서면 들판같이 바람 가득한 사람 해 지면 금새 잠드는 아주 작은 풀꽃같이 산 그늘 끌어 덮고 그는 잔다네 그는 산다네 그 사람
'아름다운글 > 김 용 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 한송이 - 김용택 (0) | 2010.08.26 |
---|---|
꽃 한송이 김용택 (0) | 2010.05.03 |
산을 기다린다/김 용택 외 (0) | 2009.08.27 |
시 모음 (0) | 2009.05.23 |
6월 (0) | 2008.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