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화

저녁 무렵에 오는 첼로 / 박남준

조용한ㅁ 2010. 3. 11. 22:48

 

 

 

 

 

 

 

 

 

                                                                  저녁 무렵에 오는 첼로 / 박남준 

 

 

                                                                이상한 푸른빛들이 밀려오는 그 무렵

나무들의 푸른빛은 극에 이르기 시작한다

바로 어둠이 오기 전 너무나도 아득해서 가까운
혹은 먼 겹겹의 산 능선
그 산빛과도 같은 우울한 블루
이제 푸른빛은 더이상 위안이 아니다

그 저녁 무렵이면 나무들의 숲 보이지 않는

뿌리들의 가지 들로 부터 울려나오는 노래가 있다

귀 기울이면 오랜 나무들 의 고요한 것들 속에는

텅 비어 울리는 소리가 있다

 

그때마다 엄습하며 내 무릎을 꺾는 흑백의 시간

이것이 회한이 라는 것인지

산다는 것은 이렇게도 흔들리는 것인가

이 완강 한 것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냐

 

나는 길들여졌으므로 그의 상처가 나의 무덤이 되었다
검은 나무에 다가갔다
첼로의 가장 낮고 무거운 현이 가슴을 베었다


텅 비어 있었다

상처가 깊다
잠들지 못하는 검은 나무의 숲에
저녁 무렵 같은 새벽이 다시 또 밀려오는데 

 

 

 

 


                              
  

 

 

 
David Darling / Minor Blue

 

David Darling
Review
 
 
1941년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나 어린시절부터
클래식음악교육을 받아온 그는 초등학교 음악교사
그리고 대학 교수겸 지휘자등의 자리를 거치며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1969년, 수많은 유명 뉴에이지 음악가를 배출한
Paul Winter Consort의 일원이 된 그는
뉴에이지의 아버지라 불리는 Paul Winter가
이끄는 매우 급진적인 이 연주단에서
약 10년간 활동하였고 1978년 연주단을 탈퇴하여
비로소 자신의 본격적인 솔로 첼로연주에 매진하게 된다.

1987년에는 음악을 가르치고 음악가를 육성하기 위한
국제적 비영리 네트워크 Music for People를 결성,
그만의 혁신적인 교육방식으로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풍부한 음악적 영감을 불어넣었고 이 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Artist of the Year Award를 수상하기에 이른다.


그는 솔리드 바디의 8현 전자첼로와
이펙터를 먹인 4현 어쿠스틱첼로
그리고 반복적인 오버더빙을 통해 매우 고혹적이면서
슬픈듯한 톤의 색다른 첼로의 음색을 만들어낸다.
그의 앨범 Journal October에서도 이러한 특징은
고스란히 드러나 한없이 가라앉는듯한 검고 무거운 느낌의 선율과
그에 대비되는 검붉은 핏자국의 느낌이 전해지는 듯한
매혹적인 음색이 서로 중첩되며 나타나는 효과는
매우 아름답지만 또한 섬뜩하다.

그의 대표적 트랙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바 있는 Minor Blue,
그리고 그의 애절한 보컬이 인상적인 Clouds등의 트랙에는
그의 연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슬프고
애잔한 서정적 감성이 짙게 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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