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조

찻물을 올려놓고 가을 소식 듣습니다/박 기섭

조용한ㅁ 2010. 9. 20. 09:32

 

 

찻물을 올려놓고 가을 소식 듣습니다
살다 보면 웬만큼은 떫은 물이 든다지만
먼 그대 생각에 온통 짓물러 터진 앞섶


못다 여민 앞섶에도 한 사나흘 비는 오고
마을에서 멀어질수록 허기를 버리는 강
내 몸은 그 강가 돌밭 잔돌로나 앉습니다


두어 평 꽃밭마저 차마 가꾸지 못해
눈먼 하 세월에 절간
하나 지어놓고
구절초 구절초 같은 차 한잔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