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보 朴栖甫
박서보(1931년/경북 예천 ~ )는
1950년대 후반 프랑스의 앵포르멜 운동에 앞장섰으며,
이를 바탕으로 〈원형질(原形質)〉 연작을 발표했다.
1960년대 중반 이후로는
〈허상(虛像)〉 연작을 통해 현대인의 번잡스러운 형상을 다루었으며,
1970년대부터 묘법 회화를 추구하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원형질(原形質)〉·〈허상(虛像)〉·〈묘법(描法)〉 연작이 있다.
박서보의 오늘, 색을 쓰다
2007-05-25 오후 6:30:03
[ 조명희 기자 ]
경기도미술관에서 개최된다. 박서보는 역사적 변화의 시기에 한국미술의 주역으로서 오랜 시간을
‘묘법’이라 불리는 모노크롬 작업을 지속해온 한국 현대미술의 선구자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그의 작업을 바라보는 관점은 작가가 추구하는 미적 영역의 폭에 비하여 왜소함을
부인할 수 없다. 박서보가 갖고 있는 작품에 대한 철학적인 가치관과 작품에 드러난 표현방식은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될 기회를 갖지 못했음이 분명하다.
이번 전시는 박서보의 현재에 초점을 맞추고 최근작을 통하여 작가의 새로운 가치를 탐색하고자
기획되었다. 2000년 무렵부터 시작된 색채의 발견을 통한 변화의 시도는 박서보를 또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즉, 무채색의 모노크롬에서 색채의 모노크롬으로의 전환은
박서보의 오랜 작업에 하나의 축을 긋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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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한국
묘법 - 끊임없이 자신을 비워내고자 하는 수신(修身)
올 해로 55년의 화업을 이어오고 있는 박서보(76)는 1950년대 말 국전에 반기를 들며 전위적인
미술운동을 이끌었고 50~60년대 ‘원형질’과 ‘유전질’로 불리는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면서 한국
추상미술의 주역으로 각인되었다.
한국에서는 1970년대에 모노크롬 회화가 크게 유행하였는데 서양에서처럼 다색화에 대한 반대
개념으로 모노크롬을 수용한 것이 아니라 물질을 정신세계로 승화시켜 자연으로 회귀하려는
중성적 논리를 펼친 것이 특징이다.
모노크롬이란 단색 사진이나 단색 영화를 모두 일컫는 말로, 미술에서는 한 가지 색이나 같은 계통의
색조를 사용하여 그린 그림을 말한다.
단색화로 번역되며 다색화인 폴리크롬(polychrome)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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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법’이라 불리는 모노크롬(monochrome) 작업을 지속해 오고 있다.
‘묘법’은 그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우고 긋는 행위를 반복하는 ‘박서보의 회화방식’으로 끊임없이
자신을 비워내고자 하는 ‘수신’의 의미가 담겨 있다.
1970년대부터 탈이미지, 탈논리, 탈표현 등을 주장해 왔던 박서보는 자신에게 “나는 왜 그림을
그리는가” 자문했다. 그리고 역시 스스로 얻은 답은 “수신(修身)을 위해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었다.
그에게 있어 그림은 수신을 위한 수단이며 도구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도구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수신의 결정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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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그 오랜 기다림
1960년대 앵포르멜 계열의 표현추상회화에서 1970년대 초부터 백색묘법시리즈를 거친 박서보의
작업방식은 한지를 반죽해서 질감을 내는 것이다.
그의 회화적 실험은 근자에 들어 선홍색, 분홍색, 파란색, 연두색 등 색채를 과감하게 사용하는
‘색채 모노크롬’의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된다. 이전의 백색을 주조로 하는 백색모노크롬에 대해
일본 평론가 나카하라 유스케는 색채보다는 형태를 지우고 감축하는 조직적 요소로 평가했다.
평론가 이일은 백색을 색채에 대한 반색채가 아니라 정신적인 것으로서의 무채색으로 간주했다.
한국 모노크롬 회화의 선구적 이론가들 논리 체계에 따르면 백색을 위시한 무채색이 바로 한국적
자연주의와 정신주의에 근거한 모노크롬 회화의 정수이자 미학적 근거라고 말한다.
무채색의 정신성과 함께 ‘기계적 반복’, ‘절제된 행위’, ‘자기 성찰적 극기의 미학’이라는 치열한
조형논리에 입각한 박서보의 모노크롬 회화가 색채를 수용하게 되었다.
그 변화의 의미는 무엇일까?
색채는 자연이고 일상이고 속세다. 흑백이라는 인위적, 미학적, 금욕적 색채로부터 벗어나 작가는
자연적이고 일상적이고 세속적인 색채를 수용함으로써 정신적, 심리적 해방을 만끽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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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말년 드로잉이 표출하는 성적 판타지, 몬드리안의 후기작 <브로드웨이 부기우기>가 암시하는
도시적 활력과 마찬가지고 이완, 해탈의 경지와 함께 인생의 환희를 감지케 한다.
또한 ‘색을 사용한다’는 본 뜻과 함께 속어로 ‘색쓰다’라는 선정적 함의를 담고 있는 부제의 이중적
의미가 암시하듯이 우리는 그가 사용하는 색채를 통해 색과 성(섹스), 색과 생(라이프)의 은유적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박서보의 색채는 강렬하면서도 우아한 조형의 미를 소유하고 있으며 자연에서 기인되었지만
정신적으로 승화된 사유의 색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색채는 또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세련되지 못한 색들을 캔버스에 안착
시킴으로서 예술적 정화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박서보가 다루는 색은 무어라 규정할 수 없는
그 이름조차 명확히 할 수 없는 그만의 색이다.
박서보는 잠들기 전에 시각적인 것을 정신적인 영역으로 끌어올리며 색을 조합해 본다.
머릿속에서 조합된 색채들은 미리 준비된 캔버스 위에서 서서히 현실과 만난다.
그는 색을 한 번에 만들어 바르지 않고 같은 색을 반복해서 여러 번 덧칠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색을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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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Painting)이 아닌 긋기(Drawing)
캔버스 위에 발라질 겹겹의 한지는 물속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박서보의 작업은 단순한 회화가 아니다. 단지 그리는 것만이 목적은 아니다.
그의 작업에서 한지를 다루는 시간은 수련의 도구로서 중요한 요인이 된다.
박서보의 작품을 위한 재료는 캔버스에 한지를 입힌 혼합재료다.
한지는 물속에 담기는 며칠 동안 인내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 시간을 견뎌낸 한지는 더욱 강해지고 동시에 유연해진다.
성숙해지기 위한 이러한 과정은 인간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박서보는 이렇게 변형된 한지를 캔버스에 올려 틀을 잡는다.
한지는 마르기 전에 반복되는 선으로 인하여 들어간 선과 솟아난 선으로 형상을 갖추게 된다.
굵은 4B 연필은 골을 그어내는 도구가 된다.
하나의 골에 최소한 100번 이상의 선이 그이지는 시간은 박서보에게 수신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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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골을 만들기 위해 선을 그어내지만 결국 그 골에서 밀려난 부산물은 새롭게 돌출된 선을
만들어낸다. 골로써 마음을 비워내면서 새로운 사유의 공간을 창조해 내며 의도하지 않은 또 다른
영역을 창조한다.
작고한 평론가 이일은 1967년부터 시작된 박서보의 묘법연작은 ‘그린다’는 행위를 ‘지운다’는
행위로 역전시켰다고 말한다.
그의 묘법은 물감을 바르고 물감이 마르기 전에 다시 연필로 선을 그어감으로서 서양식의 칠하는
행위인 ‘화(畫, painting)’가 아닌 동양의 긋는 ‘화(畵, drawing)'의 경지로 선회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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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구멍 - 숨 쉬는 공간
그는 어느 날 숲의 거대한 고무나무와 높게 자란 덤불 속에 싸여 길을 잃은 적이 있다.
불안감에 휩싸여 가슴이 두근거리던 순간 갑자기 탁 트인 벌판을 보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는 숨을 길게 천천히 내쉬었다. 벌판으로 나오기까지 얼마나 헐떡이며 가쁜 숨을 쉬었는지
갑자기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트인 공간에 서서 지평선을 보고 나서야 그의 허파가 활짝 부풀려지는 것 같았다.
박서보는 자신의 묘법시리즈에 ‘숨구성’을 마련해 놓았다.
작품에 다양하게 위치하는 숨구멍은 하나가 되기도 하고 여러 개가 되기도 하며 그 위치도 위, 아래,
좌우, 중앙으로 다양하게 설정된다.
작품이 어느 순간에 숨을 쉬는가에 따라 종형적인 미적 변화를 이루게 된다.
이는 작품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생각할 수 있게 하고 시선을 멈추도록 하는 여유 공간이 된다.
그 트인 공간이 그의 페인팅에서는 멈춤의 공간이다.
박서보에게 있어 미술은 이제 더 이상 무엇인가를 채워 넣는 것이 아닌 비워내는 행위다.
그렇게 작품을 통해 자기 자신을 비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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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는 그의 작품과 더불어 작가가 소장하고 있는 자료와 사진이 함께 전시되며 작품을
이해하기 위하여 그의 실제 작업과정이 소개된다. <박서보의 오늘, 색을 쓰다>전은 박서보의 현재를
통하여 작가의 과거와 미래의 세계까지도 재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흔히 예술 활동은 창작활동이라고 한다.
그것은 끊임없는 자기 변화를 위한 노력 없이는 얻기 힘들다.
박서보는 뼈를 깎는 아픔, 극기를 통해 변화해야 하지만 사람들은 변화하는 것을 외면한다고 일침을
가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추락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하지만 남의 생각에 슬쩍 끼어들거나 표절, 또는 정신적 윤간을 일삼으며 변화하려 들면 더더욱
비참하게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다급함이나 서두름 때문에 추락이
기다린다는 것을 모르고 범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다른 사람과 다를 때 예술은 삶을 얻는다고 말하는 박서보의 이번 전시는 강렬하고 우아한 색채를
통해 박서보가 추구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미학의 그 변화를 읽을 수 있는 것은 물론 그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박서보(1931, 11, 15~)
체질이란 대단히 중요하다.
작품은 들어냄이 아닌 체질의 소산이어야 한다.
60~70년대 미술은 체질을 죽였다.
아이디어 즉 개념(관념) 때문에 체질이 추방되었던 것이다.
67년 탈이미지
위/아래 작품은 그의 초기작입니다, 앵포르멜이라고하여
한창 서구에서 유행하던 새로운 미술운동이었습니다.
한국미술사에 의미를 둘수있는 작품경향이긴 하지만
솔직히 작업에 대한 평가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67년 탈이미지
극소화 / 패턴화 / 반복
70년대 평면
70년대 평면
70년대 평면
70년대 평면
위에 그림 4점은 그의 미니멀리즘에 입각한 작품들로서
주로70-90년대까지 작업하였던 것들입니다.
벽지로 보일수도 있고 장난한것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실제 그림을 보면
아래에서 우러나오는 색채와 반복되는 (마치 빗살무늬 토기보는듯하죠?)
규칙선인 선의 드로잉이 마음을 편안하고 몽환적으로 만듭니다.
역시 단순화와 패턴화로 미미멀 아트의 성격을 나타내고 잇습니다.
Ecriture(描法)No. 050910,
260cm x 200cm, Mixed Media with Korean Paper on Canvas, 2005
Ecriture(描法)No. 050613,
130cm x 162cm, Mixed Media with Korean Paper on Canvas, 2005
Ecriture(描法)No. 050603,
220cm x 330cm, Mixed Media with Korean Paper on Canvas, 2005
위에 그림 4점은 그의 후기작입니다.
이전작업은 주로 무채색으로 하였는데 본격적인 칼라작업을 하고있습니다.
패턴화경향이 더욱 도드라져서 규격화되고 경직되어 보이기조차 합니다.
단순한 선과 색채로 작가가 말하려는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박서보 개인전 입구
본인의 작품앞에서
박서보는 엄청난 작업량과 노력하는 작가로 유명합니다.
지금것 살면서 설악산 단풍구경한번 안해봤다는 사람 입니다.
그가 40년이상을 한가지 작업에 집중했다는것은 화가로서 뿐만 아니라
인격체로서도 존경하고 배울덤이 많은 사람인것은 분명합니다.
Ecriture No. 081007,’ by Park Seo-bo
Ecriture No. 100509
No. 050319
Ecriture No. 051128
Artist: Park Seo-Bo, Korean (1931 - )
Title: Ecriture
Year: 1988
Medium: Lithograph, signed and numbered in pencil
Edition: 300
Paper Size: 27 x 35 inches
From the Complete Set of 22 fine art prints comprising the Official Arts Portfolio of the XXIIVth Olympiad, held in Seoul, Korea in 1988
Empty the Mind by Park Seo-Bo 朴栖甫《空出意念》
Known as a pioneer of Korean Contemporary art, Park Seo-Bo gained international fame
after he worked on monochrome series called Ecriture(描法).
Since the 1980s, he continuously used the theme of repetition by drawing numerous lines
on the big canvas of Korean paper.
Park represents highly moderated yet harmonized modernism and oriental spir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