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외수 놀 / 이외수 이 세상에 저물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누군가 그림자 지는 풍경 속에 배 한 척을 띄우고 복받치는 울음 삼키며 뼛가루를 뿌리고 있다 살아 있는 날들은 무엇을 증오하고 무엇을 사랑하랴 나도 언젠가는 서산머리 불타는 놀 속에 영혼을 눕히리니 가슴에 못다한 말들이 남아 있어 더러는.. 아름다운글/시 2007.07.31
혼자 걷는 길/ 정 유찬 그냥 가면 금방인 길을 느리게 돌아서 가며 이름 모를 나무와 풀과 꽃들에게 말을 걸었다. 편안하냐고, 살만하냐고, 또, 나보다 행복하냐고, 잎이 나고 지는 나무야 홀로 서서 외롭지는 않니? 밟혀도 또 자라나는 풀잎아 억울하진 않니? 피면 시드는 꽃들아 세월이 너무 짧아 속상하지는 않아? 그 자리.. 아름다운글/시 2007.07.31
살아있어야 할 이유/나 희덕 살아있어야 할 이유/ 나희덕 가슴의 피를 조금씩 식게 하고 차가운 손으로 제 가슴을 문질러 온갖 열망과 푸른 고집들 가라앉히며 단 한 순간 타오르다 사라지는 이여 스스로 떠난다는 것이 저리도 눈부시고 환한 일이라고 땅에 뒹굴면서도 말하는 이여 한번은 제 슬픔의 무게에 물들고 붉은 석양에 .. 아름다운글/시 2007.07.27
침묵하는 연습 /유 안진.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얼마나 사람을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두고 설익은.. 아름다운글/시 2007.07.26
비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탓다/이 정하 비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기차는 오지 않았고 나는 대합실에서 서성거렸다.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었고 비옷을 입은 역무원만이 고단한 하루를 짊어지고 플랫폼 희미한 가로등 아래 서 있었다. 조급할 것도 없었지만 나는 어서 그가 들고 있는 깃발이 오르기를 바랐다. 산다는 것은 때로 까닭.. 아름다운글/시 2007.07.20
또 기다리는 편지 * 기다리는 편지* 정호승 시집(서울의 예수중에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래들 사랑하였습니다. 날 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 아름다운글/시 2007.07.19
사랑의 길/도 종환 사랑의 길 / 도 종 환 나는 처음 당신의 말을 사랑하였지 당신의 물빛 웃음을 사랑하였고 당신의 아름다움을 사랑하였지 당신을 기다리고 섰으면 강 끝에서 나뭇잎 냄새가 밀려오고 바람이 조금만 빨리 와도 내 몸은 나뭇잎 소리를 내며 떨렸었지 몇 차례 겨울이 오고 가을이 가는 동안 우리도 남들처.. 아름다운글/시 2007.07.01
[스크랩] 후회 - 달밤 조용한- 후 회 피 천 득 산길이 호젓다고 바래다 준 달 세워 놓고 문 닫기 어렵다거늘 나비같이 비에 젖어 찾아온 그를 잘 가라 한 마디로 보내었느니... - 고 피 천득님- 아름다운글/시 2007.06.24
후회/피 천득 - 달밤 조용한- 후 회 피 천 득 산길이 호젓다고 바래다 준 달 세워 놓고 문 닫기 어렵다거늘 나비같이 비에 젖어 찾아온 그를 잘 가라 한 마디로 보내었느니... 아름다운글/시 2007.05.26
孤島를 위하여 - 임영조 孤島를 위하여 - 임영조 면벽 100일! 이제 알겠다. 내가 벽임을 들어올 문 없으니 나갈 문도 없는 벽 기대지 마라! 누구나 돌아서면 등이 벽이니 나도 그섬에 가고 싶다 마음 속 집도 절도 버리고 쥐도 새도 모르게 귀양 떠나듯 그 섬에 닿고 싶다 간 사람이 없으니 올사람도 없는 섬 뜬구름 밀고 가는 바.. 아름다운글/시 2007.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