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시조

연꽃을 따는 노래 - 허난설헌

조용한ㅁ 2014. 4. 12. 10:30

가을 맑고 긴 호수에 벽옥 같은 물결에
연꽃 깊은 곳에 목란배 매여 있네.
낭군을 만나 물을 사이에 두고 연밥을 던지다가
멀리 사람들의 알아챔을 당하여 반나절토록 부끄러워하네.


采蓮曲 (채련곡) - 許蘭雪軒 (허난설헌, 1563-1589)

秋 淨 長 湖 碧 玉 流   추 정 장 호 벽 옥 류    
荷 花 深 處 繫 蘭 舟   하 화 심 처 계 난 주    
逢 郞 隔 水 投 蓮 子   봉 랑 격 수 투 연 자
遙 被 人 知 半 日 羞   요 피 인 지 반 일 수


* 참고 링크 :: 허난설현
허난설헌이 이런 사랑을 했는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풍습을 생각해 보면 조선 사대 명문대가 규중의 아가씨가 이런 경험을 할 기회는 거의 없었겠지요. 난설헌은 중국의 시를 통해 이런 정경을 그려 보고 혼자 상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상상 속에는 이런 애틋한 사랑을 바라는 난설헌의 마음이 어여쁘게 잘 드러나 있어서 저절로 미소가 떠오릅니다. 그런데 이 시도 너무 '방탕하다'고 하여 허난설헌의 문집에 실리지 못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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