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에 지치거든 . . .오세영 그리움에 지치거든 . . .오세영 그리움에 지치거든 나의 사람아 등꽃 푸른 그늘에 앉아 한잔의 차를 들자 들끓는 격정은 자고 지금은 평형을 지키는 불의 물 청자 다기에 고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구나 누가 사랑을 열병이라고 했던가 들뜬 꽃잎에 내리는 이슬처럼 마른 입술을 적시는 한.. 아름다운글/시 2015.08.20
8월의 시 8월의 시 오세영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 아름다운글/시 2015.08.19
강연호 ."거 울" - 강연호 시인 - 그대 하루하루가 입산금지의 팻말 무시하고 숲 속으로 들어가 길 잃고 싶은 마음일 때 숨어보시지, 새까만 별들 하늘에 총총 박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믐밤 골라 그대 어두운 시절의 탯줄을 이빨로 끊고 울어보시지 첩첩산중 밀봉된 세월을 적시는 바람 소.. 아름다운글/시 2015.08.13
<자화상 시모음> 배창환의 '자화상' 외 + 자화상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고는 잠시도 살 수 없는 사람 끝내 슬프리라 (배창환·시인, 1956-) + 자화상 마당 앞에 풀이나 뽑느라 아무것도 못 했어 거울 앞에 서면 웬 낯선 사내 오십 넘겼지 아마? (박형진·농부 시인, 1958-) + 지금, 자화상 온몸을 던지지 두터운 .. 아름다운글/시 2015.08.04
쑥부쟁이 사랑 / 정일근 쑥부쟁이 사랑 / 정일근 사랑하면 보인다 다 보인다 가을 들어 쑥부쟁이 꽃과 처음 이사 했을 때 드문드문 보이던 보라색 꽃들이 가을 내내 반가운 눈길 맞추다 보니 은현리 들길 산길에도 꾹부쟁이가 지천이다 이름 몰랐을 때 보이지도 않던 꾹부쟁이 꽃이 발길 옮길 때마다 눈 속으로 .. 아름다운글/시 2015.08.03
기다림이 있는 풍경 / 홍수희 기다림이 있는 풍경 / 홍수희 시간이 나를 짊어지고 가고 있다. 그가 나를 낡은 자전거의 짐칸에 태우고 느릿느릿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가고 있다. 그가 느릿느릿 녹슨 페달을 밟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의 등을 꼬옥 껴안고 있는 일이다. 가끔은 지나치는 풍경을 보기 위해 실눈을 .. 아름다운글/시 2015.07.22
사 랑 사랑 / 한용운 ( 卍海,韓龍雲,1879~1944,충남 홍성) 사 랑 ​ 한용운( 卍海,韓龍雲,1879~1944,충남 홍성) ​ 봄물보다 깊으리라 갈산(秋山)보다 높으리라 달보다 빛나리라 돌보다 굳으리라 사랑을 묻나니 잇거든​ 이대로만 말하리 ....... The Love Deeper than the spring river flow Higher than the fall m.. 아름다운글/시 2015.07.18
모래톱을 건너며 ** Crossing the Bar(모래톱을 건너며) ** - Alfred, Lord Tennyson (6 August 1809 – 6 October 1892) Sunset and evening star, And one clear call for me! And may there be no moaning of the bar, When I put out to sea, 해 지고 저녁별 뜨니 누군가 나를 부르는 투명한 소리 나 바다로 나갈 때 모래톱에 슬픈 울음 없기를 But such a tide as m.. 아름다운글/시 2015.06.20
6월에 쓰는 편지 ... 허후남 6월에 쓰는 편지 ... 허후남 내 아이 손바닥만큼 자란 유월의 진초록 감나무 잎사귀에 잎맥처럼 세세한 사연들 낱낱이 적어 그대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도무지 근원을 알 수 없는 지독하고도 쓸쓸한 이 그리움은 일찍이 저녁 무렵이면 어김없이 잘도 피어나던 분꽃, 그 까만 씨앗처럼 박힌 .. 아름다운글/시 2015.06.15
괜찮아 시간도 그곳에선 길을 잃어 - 황경신 괜찮아 시간도 그곳에선 길을 잃어 - 황경신 걸음을 멈추고 잠깐 뒤를 돌아본다. 숨가쁘게 달려오던 삶이 깜짝 놀란 얼굴을 하고 무슨 일이냐고 내게 묻는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하고 다시 돌아선다 내 앞에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삶이 놓여 있다 이 세상에 영.. 아름다운글/시 201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