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기도 모윤숙 어머니의 기도 모 윤숙 높이 잔물 지는 나뭇가지에 어린 새가 엄마 찾아 날아들면, 어머니는 매무시를 단정히 하고 산 위 조그만 성당 안에 촛불을 켠다. 바람이 성서를 날릴 때 그리로 들리는 병사의 발자국 소리들! 아들은 어느 산맥을 지금 넘나 보다. 쌓인 눈길을 맞으며 적의 땅에 달리고 있나 보.. 아름다운글/시 2008.06.04
오월 편지 / 도종환 오월 편지 / 도종환 붓꽃이 핀 교정에서 편지를 씁니다 당신이 떠나고 없는 하루 이틀은 한 달 두 달처럼 긴데 당신으로 인해 비어 있는 자리마다 깊디깊은침묵이 앉습니다 낮에도 뻐꾸기 울고 찔레가 피는 오월입니다 당신 있는 그곳에도 봄이면 꽃이 핍니까 꽃이 지고 필 때마다 당신을 생각합니다 .. 아름다운글/시 2008.06.03
안 희선/ 구름에 띄우는 편지 구름에 띄우는 편지 / 안희선 먼 이별 안에서도 무사히 잘 지내신다니, 마음이 놓입니다 햇살이 환한 날 일 수록, 자꾸 눈물이 맺힙니다 차라리, 어둑하니 흐린 날이면 좋겠습니다 그런 날엔 한껏, 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바람 결 흔들리는 세월 속에 오랜 그리움만, 저 홀로 펄럭입니다 하늘 둥실 떠가.. 아름다운글/시 2008.06.03
적도(赤道)와 황도(黃道) , 남유삼지, 여유오지 적도(赤道)와 황도(黃道) , 남유삼지, 여유오지, ... 양두(陽頭)와 음두(陰頭 ) 하늘의 길에 적도와 황도가 있습니다. 적도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길입니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입니다. 황도는 가만있는 태양의 길입니다. 지구가 돌기 때문에 생기는 착각입니다. 동쪽에서 서쪽입니다. .. 아름다운글/수필.기타 2008.05.31
더 깊은 눈물속으로 /이 외수 더 깊은 눈물속으로 - 이외수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비로소 내 가슴에 박혀 있는 모난 돌들이 보인다 결국 슬프고 외로운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라고 흩날리는 물보라에 날개 적시며 갈매기 한 마리 지워진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파도는 목놓아 울부짖는데 시간이 거대한 시체로 백사장에 누.. 아름다운글/시 2008.05.30
꽃지는 저녁" -정 호승 꽃지는 저녁 정 호승 꽃이 진다고 아예 다 지나 꽃이 진다고 전화도 없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지는 꽃의 마음을 아는 이가 꽃이 진다고 저만 외롭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적 없다 꽃지는 저녁에는 배도 고파라 아름다운글/시 2008.05.29
강물을 따라가며 울다 / 정 호승 -그림은 조 용 한이 그린 *달항아리*- 강물을 따라가며 울다 - 정호승 내 몸 속에 석가탑 하나 세워놓고 내 꿈 속에 다보탑 하나 세워놓고 어느 눈 내리는 날 그 석가탑 쓰러져 어느 노을 지는 날 그 다보탑 와르르 무너져내려 눈 녹은 물에 내 간을 꺼내 씻다가 그만 강물에 흘러보내고 울다 몇날 며칠 .. 아름다운글/시 2008.05.29
정호승 시 모음 정호승 시 모음 정호승은 1950년 1월 3일 대구에서 태어났습니다. 대구계성중학교와 대륜고등학교를 나왔으며, 경희대 국문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석굴암에 오르는 영희>,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첨성대>,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아름다운글/시 2008.05.25
장석주-밥 귀 떨어진 개다리 소반 위에 밥 한 그릇 받아놓고 생각한다. 사람은 왜 밥을 먹는가. 살려고 먹는다면 왜 사는가. 한 그릇의 더운 밥을 먹기 위하여 나는 몇 번이나 죄를 짓고 몇 번이나 자신을 속였는가. 밥 한 그릇의 사슬에 매달려 있는 목숨 나는 굽히고 싶지 않은 머리를 조아리고 마음에 없는 말을.. 아름다운글/시 2008.05.25
- 삶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 /류시화 - 삶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 아름다운글/시 2008.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