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고백/유 진하 아름다운 고백 유 진하 먼 어느 날 그대 지나온 세상 돌이켜 제일로 소중했던 이 그 누구였느냐고 묻는말 있으면 나는 망설임 없이 당신이라 말하겠습니다. 먼 어느날 꽃잎마저 어둠에 물들어 별리의 문 닫힌 먼 어느 날 그대 두고 온 세상 기억 더듬어 제일로 그리웠던 이.. 그 누구였느냐고 묻는 음성.. 아름다운글/시 2008.05.09
오월 어느 하루 고정희 아침 저녁 오고 가는 경기도 야산에 당신이 아카시아 꽃으로 흔들리고 있는 날은 고마워라 삼라만상 푸르름이 그대에게로 가는 지도가 되고 벼포기 우거진 들녘에서 당신이 푸르게 손 흔들고 있는 날은 즐거워라 떠가는 흰구름이 그대에게로 가는 나침판이 되고 관악산 능선에 당신이 아득하.. 아름다운글/고정희 2008.05.08
지는 꽃에 대하여 /허윤정 지는 꽃에 대하여 꽃이 진다 꽃이 진다 물로, 흙으로, 바람으로, 저리도 허망이 지고 마는가 어느 구석진 자리 뻗어난 가녀린 가지 이름 모를 새 저렇게 울고 있네. 목숨이 순간을 사위어 가듯 소나무 숲 속 붉은 황토 흙 육신을 누이고 이름 모를 새들은 저렇게 울어쌓네 간다 간다 나는 간다 허망한 것.. 아름다운글/시 2008.05.07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 영 랑 ▲ 일러스트=잠산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 영 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 아름다운글/시 2008.05.06
젊은날 / 문정희 젊은날 / 문정희 새벽별 처럼 아름다웠던 젊은날에도 내 어깨위엔 언제나 조그만 황혼이 걸려 있었다 향기로운 독버섯 냄새를 풍기며 손으로 나를 흔드는 바람이 있었다 머리칼 사이로무수히 빠져 나가는 은비늘 같은 시간들 모든 시간이 덧 없음을 그때 벌써 알고 있었다 아! 젊음은 그 지느러미속을.. 아름다운글/시 2008.04.30
그 꽃 못보오/김 용택 안 가고 보지 않아도 뒤안의 목단꽃은 내 발 아래 똑똑 떨어지는데 해 지고 산 그늘 내리면 차마 뒤안에 나는 못 가오 행여, 행여나 나 볼 때 꽃잎이라도 내 발 아래 뚝뚝 떨어진다면 참말로 떨어진다면 어떻게 그 꽃 본다요 두 눈 뜨고 그 꽃 못 보오 그 꼴 나는 못 보오 아름다운글/시 2008.04.28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 류시화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 류시화 세월이 이따금 나에게 묻는다. 사랑은 그후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안개처럼 몇 겹의 인연이라는 것도 아주 쉽게 부서지더라 세월은 온전하게 주위의 풍경을 단단히 부여잡고 있었다. 섭섭하게도 변해버린 것은 내 주위에 없었다. 두리번거리는 모든것은 그대로.. 아름다운글/시 2008.04.27
먼 날, 어느 한 날/조 병화 먼 날, 어느 한 날 - 조 병화- 먼 날, 어느 한 날이라도, 그 자리 너와 같이 하는 날 있으면 "지금"을 추억함에 흐르는 물 같고 생명의 날 다했을지라도 맑게 밝고 어둠이 있을지라도 아침과 같으리 먼 날, 어느 한 날이라도, 그 자리 너와 같이 하는 날 있으면 "오늘"을 추억함에 흐르는 물 같고 소망의 보.. 아름다운글/시 2008.04.25
봄/ 이 생진 『봄』 詩: 이생진 나무와 나 木 生 火 (나무는 불을 낳는다는데) 좀 더 가까이서 불을 지르면 열애(熱愛)가 될까 아니 불가능할 것도 없지 이 봄에 단 둘이서 수목(水木) 금토(金土) 나무속에 물이 흐르고 땅속에 황금이 흐르듯 사랑은 그렇게 속으로 흐르다 꿈을 깨는 거 꿈 깨기 전에 새처럼 놀자 畵: E.. 아름다운글/시 2008.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