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2 - 나호열 가을편지2 - 나호열 9월, 바닷가에 퍼 놓은 나의 이름이 파도에 쓸려 지워지는 동안 9월, 아무도 모르게 산에서도 낙엽이 진다 잊혀진 얼굴 잊혀진 얼굴 한아름 터지게 가슴에 안고 9월, 밀물처럼 와서 창 하나에 맑게 닦아 놓고 간다 아름다운글/시 2014.09.12
Nocturn 녹턴(Nocturne) - 헤르만 헤세 쇼팽의 녹턴 Eb major 높은 창문 위로 빛이 쏟아지고 있다. 당신의 엄숙한 얼굴 역시 둥근 빛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조용한 은빛 달이 이토록이나 나를 감동시켰던 밤은 없었는데 나는 마음속으로 노래중의 노래가 말할 수 없이 감미롭다는 것을 느꼈다 당신은 잠.. 아름다운글/시 2014.08.30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서서 / Robert Frost (낭송 : 아티)|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서서 / Robert Frost 이 숲의 주인이 누구인지 나는 알 듯 합니다 그이의 집은 비록 가까운 마을에 있어도 내가 여기 멈추어 눈에 뭍히는 그이의 숲을 지켜봄을 그이는 보지는 못할 것 입니다 한해 치고도 어둡기 그지 없는 이 저녁에 숲과 얼어붙은 호수 사이에 가까이.. 아름다운글/시 2014.08.27
저 별빛 강연호 저 별빛 강연호 그리움도 버릇이다 치통처럼 깨어나는 밤 욱신거리는 한밤중에 너에게 쓰는 편지는 필경 지친다 더 이상 감추어둔 패가 없어 자리 털고 일어선 노름꾼처럼 막막히 오줌을 누면 내 삶도 이렇게 방뇨되어 어디론가 흘러갈 만큼만 흐를 것이다 흐르다 말라붙을 것이다 덕지.. 아름다운글/시 2014.08.25
그는.....정호승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 묵묵히 무릎을 꿇고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내 더러운 운명의 길가에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그는 가만히 내 곁에.. 아름다운글/시 2014.08.24
오늘 쓰는 편지 ―나의 멘토에게 / 천양희 오늘 쓰는 편지 ―나의 멘토에게 / 천양희 순간을 기억하지 않고 하루를 기억하겠습니다 꽃을 보고 슬픔을 극복하겠습니다 영혼의 주름살을 늘리지 않겠습니다 우울이 우물처럼 깊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가장 슬픈 날 웃을 수 있는 용기를 배우겠습니다 혼자 사는 자유는 비장한 자유라.. 아름다운글/시 2014.08.20
연꽃 / 춘원 이광수 사진:사랑방 연꽃 / 춘원 이광수 임 주신 연꽃봉을 옥화병에 꽂아놓고 밤마다 내일이나 필까 필까 하였더니 새벽이 가고 또가도 필뜻 아니 보여라 뿌리 끊였으니 핀들 열매 바라리만 모처럼 맺힌 봉을 못보고 갈 양이면 제 비록 무심하여도 내 애닯아 어이리 이왕 못 필 꽃은 버림즉도 하.. 아름다운글/시 2014.08.11
저, 하는 사이에/ 이규리 저, 저, 하는 사이에/ 이규리 그가 커피숍에 들어섰을 때 재킷 뒤에 세탁소 꼬리표가 그대로 달려 있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왜 아무도 말해주지 못했을까 그런 때가 있는 것이다 애써 준비한 말 대신 튀어나온 엉뚱한 말처럼 저 꼬리표 탯줄인지 모른다 그런 때가 있는 것이다 상견례하.. 아름다운글/시 2014.08.11
사랑한다는 말은 - 서정윤 사랑한다는 말은 - 서정윤 사랑한다는 말은 기다린다는 말인 줄 알았다. 가장 절망적일 때 떠오른 얼굴 그 기다림으로 하여 살아갈 용기를 얻었었다. 기다릴 수 없으면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 줄 알았다. 아무리 멀리 떠나있어도 마음은 늘 그대 곁에 있는데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 아름다운글/시 2014.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