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 그리고...... / 오광수 * 차 한 잔, 그리고...... / 오광수 * 파름하게 다가오는 차 한 잔으로 세상 붙잡은 한 끈을 놓고 또르르르 차 따르는 소리가 지리산의 운해(雲海)를 건너가는데 방안 가득히 번지는 차향(茶香)이 먼 기억, 저 편에서 어긋났던 인연의 모습들을 하나씩 하나씩 낮익은 향기가 되어 조용히 불러.. 아름다운글/시 2014.12.10
마음의 서랍 마음의 서랍 강연호 이제는 완전히 지워버렸다고 자신했던 아픈 기억들 바늘처럼 찔러올 때 무수히 찔리면서 바늘귀에 매인 실오라기 따라가면 보인다 입술 다문 마음의 서랍 허나 지금까지 엎지르고 퍼담은 세월 적지 않아서 손잡이는 귀가 빠지고 깊게 패인 흠집마다 어둠 고여 있을 .. 아름다운글/시 2014.12.01
묵상 2 묵 상 2 천양희 시 오랫동안 나는 슬픔과 살았지 날마다 그와 마음이 맞아 순정적으로 아주 순정적으로 낮과 밤을 바치고 뼈와 살을 바쳤지 눈오는 밤에는 백설같은 나의마음도 바쳤지 아,꽃피는 봄에는 금간 내뼈의 외로움도 바쳤지 아,바람부는 날에는 가슴밑을 흐르는 새벽강물 소리 .. 아름다운글/시 2014.12.01
그여자네 집 그 여자네 집 / 김용택 가을이면 은행나무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집 해가 저무는 날 먼데서도 내 눈에 가장 먼저 뜨이는 집 생각하면 그리웁고 바라보면 정다운 집 어디 갔다가 늦게 집에 가는 밤이면 불빛이, 따뜻한 불빛이 검은 산속에 깜박깜박 살아 있는 집 그 불빛 아래 앉아 수를 .. 아름다운글/시 2014.11.14
천양희의 묵상(默想) 8 천양희의 묵상(默想) 8 말하지 말아야 할 것 수없이 말하고 가지 말아야 할 곳 수없이 걸어가고 버려선 안 될 것 수없이 버렸습니다 사랑 하나에도 목숨 걸지 못하고 진실 하나에도 깃발 들지 못하고 아무것도 내 놓지 않는 세상 원망했습니다 혀끝으로 수없이 맹세하며 혀끝으로 수없이 .. 아름다운글/시 2014.10.31
묵상 천양희 묵상 ·2 천양희 시 한보리 곡 오랫동안 나는 슬픔과 살았지 날마다 그와 마음이 맞아 순정적으로 아주 순정적으로 낮과 밤을 바치고 뼈와 살을 바쳤지 눈오는 밤에는 백설 같은 나의 마음도 바쳤지 아, 꽃피는 봄에는 금간 내 뼈의 외로움도 바쳤지 아, 바람부는 날에는 가슴밑을 흐르는 .. 아름다운글/시 2014.10.31
[스크랩] 그 말이 나를 살게 하고/천양희 접어둔 마음을 책장처럼 펼친다 머리 끝에는 못다 읽은 책 한권이 매달리고 마음은 또 짧은 문장밖에 쓰지 못하네 이렇게 몸이 끌고 가는 시간 뒤로 느슨한 산문인 채 밤이 가고 있네 다음날은 아직 일러 오지 않는 때 내 속 어딘가에 소리없이 활짝 핀 열꽃 같은 말들, 言路들 오! 육체는 .. 아름다운글/시 2014.10.31
밥 [천양희] 밥 [천양희]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서 잠을 많이 잔다는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아름다운글/시 2014.10.31
"이것만 쓰네" "이것만 쓰네" ....................- 이기철 시인 - ..내 언어로는 다 쓸 수 없어 이것만 쓰네 ..산방山房에 벗어놓은 흰 고무신 안에 혼자 놀다 간 낮달을 ..내게로 날아오다 제 앉을 자리가 아닌 줄 미리 알고 되돌아간 노랑나비를 ..단풍잎 다 진 뒤에 혼자 남아 글썽이는 가을 하늘을 ..한 해.. 아름다운글/시 2014.10.20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 . . . . . . . . . . . 정희성 어느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 아름다운글/시 2014.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