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계절/천양희 사자별자리 자취를 감추자 봄이 갔다 꽃이 피었다고 웃을 수만은 없는 그런 날이었다 쾅 문을 닫는 순간 내 안의 무엇인가 쾅, 하고 닫혔다 고통이란 자기를 둘러싼 이해의 껍질이 깨지는 것이었다 전갈자리별 자취를 감추자 여름이 갔다 초록 나무에도 그늘이 짙은 그런 날이었다 종이 .. 아름다운글/시 2014.02.14
무심천 / 도종환 ♤무심천 / 도종환 ♤ 한 세상 사는 동안 가장 버리기 힘든 것 중 하나가 욕심이라서 인연이라서 그 끈 떨쳐버릴 수 없어 괴로울 때 이 물의 끝까지 함께 따라가 보시게 흐르고 흘러 물의 끝에서 문득 노을이 앞을 막아서는 저물 무렵 그토록 괴로워하던 것의 실체를 꺼내 물 한 자락에 씻.. 아름다운글/시 2014.02.04
할 말이 없다/문홍자 할 말이 없다 내가 사랑할 줄 알게된 때는 이미 해가 서산을 넘고 있을 때이었지 바라보기도 눈부셔 아리고 가위 눌린 꿈속으로 반 벙어리가 되어갈 때 쯤 가는 해 가 버린 해 눈부시게 한번 웃어주고 그 끝에 남긴 말 흔적없이 잊자 한들 뉘라서 할 말 있으랴 내 발밑은 허물어져 기우는 .. 아름다운글/시 2014.02.04
솔직히 말해서 나는 솔직히 말해서 나는 김남주 솔직히 말해서 나는 아무것도 아닌지 몰라 단 한방에 떨어지고 마는 모기인지도 몰라 파리인지도 몰라 뱅글뱅글 돌다 스러지고 마는 그 목숨인지도 몰라 누군가 말하듯 나는 가련한 놈 그 신세인지도 몰라 아 그러나 그러나 나는 꽃잎인지도 몰라라 꽃잎인지.. 아름다운글/시 2014.02.04
그 사람에게 그 사람에게 - 신동엽(1930-1969) 아름다운 하늘 밑 너도야 왔다 가는구나 쓸쓸한 세상세월 너도야 왔다 가는구나 다시는 못 만날지라도 먼 훗날 무덤 속 누워 추억하자 호젓한 산골길의 마주친 그날, 우리 왜 인사도 없이 지나쳤던가, 하고 아름다운글/시 2014.02.03
세월................................................................. 도종환 세월................................................................. 도종환 여름이 가면 겨울을 잊고 가을이 오면 여름 잊듯 그렇게 살라 한다 정녕 이토록 잊을 수 없는데 씨앗 들면 꽃 지던 일 생각하지 아니하듯 살면서 조금씩 잊는 거라한다 여름 오면 기다리던 꽃 꼭 다시 피던 믿음을 구름은 손 .. 아름다운글/시 2014.01.20
사랑이 올 때 ... 신현림 To Earth 사랑이 올 때 ... 신현림 달은 찻잔 속에 떠 있고 그리운 손길은 가랑비같이 다가오리 황혼이 밤을 두려워 않듯 흐드러지게 장미가 필 땐 시드는 걸 생각지 않으리 술 마실 때 취하는 걸 염려않듯 사랑이 올 때 떠남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봄바람이 온몸 부풀려갈 때 세월가는 걸 아.. 아름다운글/시 2014.01.15
어떤 편지 / 도종환 詩 어떤 편지 / 도종환 詩 진실로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자만이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진실로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자만이 한 사람의 아픔도 외면하지 않습니다 당신을 처음 만난 그 숲의 나무들이 시들고 눈발이 몇 번씩 쌓이고 녹는 동안 나는 한번도 당신을 잊은 적.. 아름다운글/시 2014.01.06
혼자 가는 여행 - 김재진 혼자 가는 여행 - 김재진 가을에는 모든 것 다 용서하자. 기다리는 마음 외면한 채 가고는 오지 않는 사람을 생각하지 말고 그만 잊어버리자. 가을의 불붙는 몸에 이끌려 훨훨 벗고 산 속으로 가는 사람을 못 본 척 그대로 떠나보내자. 가을과 겨울이 몸을 바꾸는 텅 빈 들판의 바람소리 밟.. 아름다운글/시 2014.01.06
새해 첫 기적 - 반 칠환 ★ 새해 첫 기적 - 반 칠환 ♥갑오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 새해 첫 기적 - 반 칠환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로저와그너 합창곡 모음 아름다운글/시 2014.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