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류시화 거리에서...류시화 거리에서 한 남자가 울고 있다 사람들이 오가는 도시 한복판에서 모두가 타인인 곳에서 지하도 난간 옆에 새처럼 쭈그리고 앉아 한 남자가 울고 있다 아무도 그 남자가 우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거리에서 한 남자가 울고 있다 한 세기가 저물고 한 세기가 시작되는 곳.. 아름다운글/시 2013.03.25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 김용택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 김용택 매화꽃 꽃 이파리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날리는 섬진강을 보셨는지요 푸른 강물 하얀 모래밭 날선 푸른 댓잎이 사운대는 섬진강가에 서럽게 서보셨는지요 해 저문 섬진강가에 서서 지는 꽃 피는 꽃을 다 보셨는지요 산에 피어 산이 환하.. 아름다운글/시 2013.03.25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 아름다운글/시 2013.03.25
'다친 달팽이를 보거든' 다친 달팽이를 보거든 섣불리 도우려고 나서지 말라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것이다 성급한 도움이 그를 화나게 하거나 마음을 다치게 할 수 있다 하늘의 여러 시렁 가운데서 제자리를 벗어난 별을 보거든 별에게 충고하지 말고 참아라 별에겐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말라 강물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시인이자 영화감독인 장 루슬로가 쓴 ‘또 다른 충고들’이란 시이다. 아름다운글/시 2013.03.25
그리움으로 서 있는 가로등 그리움으로 서 있는 가로등 어둠을 향해 조용히 따라 온 기억들이 시뻘건 눈빛 안으로 몰려들면 너를 품은 그리움도 항시 저렇게 눈이 부셔 한 번씩 열이 나곤 했다 어둠이 깊을수록 웃음 헤퍼지는 가로등 주위엔 소멸의 순간을 아는 약한 날갯짓으로 요란해지고 어쩌면, 인간의 사랑도 .. 아름다운글/시 2013.03.24
눈물 /김현승 눈물 /김현승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 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제 나의 가장 나아중 지닌 것도 오직 이 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 아름다운글/시 2013.03.23
용서의 꽃 ... 이해인 어느 노인의 고백 ...이해인 하루 종일 창 밖을 내다보는 일이 나의 일과가 되었습니다 누가 오지 않아도 창이 있어 고맙고 하늘도 구름도 바람도 벗이 됩니다 내 지나온 날들을 빨래처럼 꼭 짜서 햇살에 널어두고 봅니다 바람 속에 펄럭이는 희노애락이 어느새 노을빛으로 물들어 있네요.. 아름다운글/시 2013.03.20
구스타보 베케르의 시 몇점 당신이 나를 어떻게 생각 하는지/구스타보 베케르 내개 얼마 남지 않은 삶에서 나 그대에게 가장 좋은 나날들을 기꺼이 바치겠습니다. 우리를 아는 사람들에게 그대가 나에 대해 무슨 말을 했는지 내가 알수 있다면 그리고 내 목숨. 또 내게 허락될지 모를 영원한 삶도 그대 위해 바치겠.. 아름다운글/시 2013.03.19
독일 어떤 노인의 시 > 독일 어떤 노인의 시 ㅡ번역 김수환 추기경 이세상에서 최상의 일은 무엇일까? 기쁜마음으로 나이를 먹고 일하고 싶지만 쉬고 말하고 싶지만 침묵하고 실망스러울때 희망을 지니며 공손히 마음 편히 내 십자가를 지자 젊은이가 힘차게 하느님의 길을 가는것을 보아도 시기하지 않고 .. 아름다운글/시 2013.03.19
까짓것, 봄/ 장근배 까짓것, 봄/ 장근배 까짓것, 봄이 별것이간디? 바다 건너 제주도가 핑크빗으로 물들면 남녘 산천부터 전염병처럼 바람 나고 사람들이 꽃이라 부르는 요상한 것들도 여드름 수줍게 피어난 가시내들맹키로 맨살이 톡톡 볼가져 터지는 것이지 법주사 개나리에 노랑 저고리 입히고 여의도 벚.. 아름다운글/시 2013.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