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 류시화 나비 ... 류시화 달이 지구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지구에 달맞이꽃이 피었기 때문이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이제 막 동그라미를 그려낸 어린 해바라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세상은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내가 삶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 아름다운글/시 2018.12.17
김환기의 여인은 누구인가? 김환기의 여인은 누구인가? 정답! 변동림(김향안)입니다 그럼 그녀는 도대체 누구인가? 변동림(1916~2004)은 문학적 재능과 미모를 겸비한 당대의 여신이었다. 화가 구본웅의 계모 변동숙의 이복동생이던 그녀는... 갓 스무살에 천재 시인 이상(1910~1937)을 만났다. ‘오감도’로 주목받았으나.. 아름다운글/수필.기타 2018.12.12
Let Me Grow Lovely Let Me Grow Lovely(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Let me grow lovely, growing old-- So many fine things do: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게 하소서 해야 할 좋은 일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Laces, and ivory, and gold, And silks need not be new; 레이스와 상아와 황금, 그리고 비단도 꼭 새것만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And there is healin.. 아름다운글/시 2018.12.07
조병화 시 모음 남남 27 /조병화 네게 필요한 존재였으면 했다. 그 기쁨이었으면 했다. 사람이기 때문에 지닌 슬픔이라든지 고통이라든지 번뇌라든지 일상의 그 아픔을 맑게 닦아 낼 수 있는 네 그 음악이었으면 했다. 산지기가 산을 지키듯이 적적한 널 지키는 적적한 그 산지기였으면 했다. 가지에서 가.. 아름다운글/시 2018.11.27
11월 - 최갑수 11월 - 최갑수 저물 무렵 마루에 걸터 앉아 오래 전 읽다 놓아두었던 시집을 소리내어 읽어본다 십일월의 짧은 햇빛은 뭉툭하게 닿은 시집 모서리 그리운 것들 외로운 것들, 그 밖의 소리나지 않는 것들의 주변에서만 잠시 어룽거리다 사라지고 여리고 순진한 사과 속 같은 십일월의 바람.. 아름다운글/시 2018.11.20
11월 / 오세영 11월 / 오세영 지금은 태양이 낮게 뜨는 계절, 돌아보면 다들 떠나갔구나, 제 있을 꽃자리 제 있을 잎자리 빈들을 지키는 건 갈대뿐이다. 상강(霜降). 서릿발 차가운 칼날 앞에서 꽃은 꽃끼리, 잎은 잎끼리 맨땅에 스스로 목숨을 던지지만 갈대는 호올로 빈 하늘을 우러러 시대를 통곡한다. .. 아름다운글/시 2018.11.01
11월/ 이 해 인 11월 - 마지막 기도 / 이 해 인 이제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두고 갈 것도 없고 가져갈 것도 없는 가벼운 충만함이여 헛되고 헛된 욕심이 나를 다시 휘감기 전 어서 떠날 준비를 해야지 땅 밑으로 흐르는 한 방울의 물이기보다 하늘에 숨어 사는 한 송이의 흰구름이고 싶은 마지막 소망도 .. 아름다운글/시 2018.11.01
새 새 천상병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터에 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이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가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의 새. 정감에 가득 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週日) 알고 모르.. 아름다운글/시 2018.10.04